세계 곳곳에서 해안도시들이 점점 바다로 가라앉고 있다.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탄소 중립을 넘어 이제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해야 할 시점이다. 인류는 더 이상 기후변화에 눈감아선 안 된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팽창하는 열팽창 현상과, 그린란드와 남극의 육지 얼음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열팽창과 육지얼음의 녹아내림이 해수면 상승에 각각 절반씩 기여했으나, 현재는 육지얼음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해수면 상승의 약 60%는 육지얼음의 녹음에 기인하고, 30%는 열팽창, 나머지 10%는 토양 수분이나 지하수 변화가 차지한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역사와 미래 전망
1900년 이후 전 세계 해수면은 약 21cm 상승했다. 특히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3.7mm씩 상승했으며, 이는 20세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빠른 속도다. 만약 저탄소 시나리오에 따라 탄소 배출을 줄인다면, 2100년에는 0.3m에서 0.6m 사이의 해수면 상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최대 1.0m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극지역의 빙상이 급격하게 녹을 경우 2150년에는 최대 5m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상승이 가져오는 영향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해안 10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47%의 인구가 연안에 집중되어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연안 침식, 습지 범람, 소금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도시와 인프라가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해일과 침수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UN 해양 아틀라스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1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주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수면 상승 현황과 예측
우리나라의 해수면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989년부터 2021년까지 연안 21개 조위관측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3mm씩 상승해 총 10cm가량 높아졌다. 동해안의 해수면 상승률이 연간 3.5mm로 가장 높고, 서해안과 남해안이 그 뒤를 이었다. 울릉도는 연간 5.3mm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포항과 보령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미래에는 해수면이 최대 80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저탄소 시나리오에 비해 약 2.5배 더 큰 해수면 상승폭이 예상된다.
탄소 네거티브, 이제는 필수다
우리는 지구 환경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넘어, 해수면 상승과 침수, 홍수로 인해 수백만 명이 집을 떠나야 하는 현실을 반영해 ‘홍수세(Aquacene)’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소 중립을 넘어선 ‘탄소 네거티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구의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우리는 미래 세대가 살 수 있는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