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청년 늘어나는데… 부모는 노후도 포기해야 하나

“쉬는 청년 늘어나는데… 부모는 노후도 포기해야 하나”

30대 청년층에서 취업을 포기하고 ‘그냥 쉰다’고 답하는 비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부모세대까지 경제적 부담을 떠안으며 노후 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2월 기준 ‘그냥 쉰다’고 답한 30대 인구는 31만 6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만 4천 명 증가한 수치로,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같은 달 기준 최대 규모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2023년 7월부터 증가세가 본격화된 30대 ‘쉬었음’ 현상은 15~29세 청년층의 등락과 달리, 1년 8개월째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30대 실업자 중 취업 무경험자는 3천 명에 불과하지만, 취업 경험이 있는 실업자는 14만 7천 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과거 취업 경험이 있는 30대조차 노동시장에 재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한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실장은 “최근 고용 시장에서 경력직 채용이 일반화되면서 경력자들끼리 경쟁하는 구조가 심화됐다”며, “청년층뿐만 아니라 경력직도 취업을 포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 감소는 취업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2025년 기업들의 채용 계획 비율은 65.6%로,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의 채용 계획 확정률은 54.0%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감소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규모도 2024년 기준 2만 명 미만으로 줄었으며, 일반 정규직 중 청년층 비율은 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김성희 교수는 “현재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청년층의 취업난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부모세대의 노후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성인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기준, 20대 캥거루족 비율은 81%로 OECD 36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50%)보다 1.6배 높은 수치다. 문제는 이러한 캥거루족 현상이 30대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 황광훈 부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30~34세 캥거루족 비율은 2020년 기준 53.1%로, 2012년 대비 7.2% 증가했다.

이와 함께 미취업자 중 ‘그냥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 비율은 46.8%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부모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부모들은 노후 대비를 포기하거나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황광훈 부연구위원은 “30대 캥거루족 증가로 인해 부모 세대의 노후 준비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청년층의 취업난은 단순한 세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변화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맞물리면서, 30대의 경제적 자립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모세대의 재정적 부담까지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과 고용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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