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친구톡’ 대개편…1조5000억 문자 시장에 도전장
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친구톡’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며 연간 1조5000억 원 규모의 기업 메시징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기존 문자 서비스가 장악하고 있던 광고 메시지 시장에 카카오톡 기반의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카카오의 ‘친구톡’은 지금까지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추가한 사용자에게 광고성 메시지나 할인 쿠폰, 프로모션 정보 등을 발송하는 기능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해당 서비스를 ‘브랜드 메시지’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채널 친구 추가 없이도 마케팅 수신에 동의한 사용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된다. 현재 이 개편안은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상반기 내 정식 출시가 예상된다.
이번 변화는 기업과 소비자 양측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도달 범위가 크게 확대되며, 친구 추가라는 진입 장벽 없이 진성 고객에게 맞춤형 쿠폰이나 이벤트 정보를 직접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톡의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UI)를 통해 기존 문자 메시지보다 효과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단순한 광고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구조로 전환되기 때문에 체감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별도의 채널 추가 없이 정보성 콘텐츠를 수신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환경 내에서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메시지를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광고 수신의 투명성 확보와 스팸 방지 체계 역시 눈에 띈다. 개편된 서비스는 광고 발신 주체를 명확히 표시하며, 사용자는 클릭 한 번으로 메시지 수신을 거부할 수 있다. 이로써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되는 한편, 기존 문자 서비스 대비 통제력도 높아진다. 또한 카카오는 공식 인증 딜러사만 친구톡을 발송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으며, AI 기반 필터링 기술을 통해 불법 도박, 피싱, 사행성 콘텐츠 등을 사전에 차단한다.
카카오의 이번 개편은 통신사가 주도해온 기존 기업 메시징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공공기관과 기업이 각종 알림이나 공지를 전달하는 주요 수단으로, 그동안은 통신 3사가 문자 서비스를 중심으로 점유해왔다. 그러나 카카오는 이미 ‘알림톡’ 서비스를 통해 금융권 등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한 상태이며, 정보성 메시지 발송량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광고성 메시지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한 카카오는 메시지 형식, 인터페이스, 수신 방식 등에서 차별화를 내세워 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흐름이 기존 통신사들의 문자 기반 수익 모델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카카오의 등장은 통신사들에게 사업 구조 전환의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전체 메시징 시장의 재편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친구톡 개편이 단순한 기능 업그레이드를 넘어, 광고성과 정보성을 융합한 새로운 기업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메시징 플랫폼 중심의 마케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메시지 활용 방식 전반에 걸쳐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