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와 단역 연기자의 역할
한국의 K-콘텐츠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주요 수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단역 연기자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러나 단역 연기자들은 그들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임금과 노동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단역 연기자의 임금 현실
단역 연기자들은 낮은 임금과 긴 노동 시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생활고로 인해 연기 외에 부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30대 배우 A씨는 한 달에 30만 원에서 60만 원을 벌지만, 이 돈으로 월세 40만 원을 내는 것도 벅차다. 20년 경력을 가진 40대 배우 B씨는 드라마 출연 기회가 적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출연 장면이 편집되면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조연 배우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연 배우와 단역 배우 간의 출연료 차이는 20배 이상 나기도 하며, 어떤 작품에서는 주연 배우에게 1억 원 이상을 주면서 단역 배우에게는 20만 원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작품 제작 감소와 맞물려, 더욱 큰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임금 격차의 극단: K-콘텐츠의 두 얼굴
K-콘텐츠 산업 내 임금 격차는 그야말로 극단적이다. 드라마 9개 작품을 조사한 결과, 주연 배우와 단역 배우 간의 출연료 격차는 최대 2천 배에 달했다. 예를 들어, 김수현은 ‘눈물의 여왕’에서 회당 8억 원을 받았다는 논란이 있었으며, 그 역시 자진해서 출연료를 삭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주연급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는 제작사들의 제작 회피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은 더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비치는 배우의 화려한 이미지와 실제 산업 환경의 괴리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드라마 제작사의 실적 악화
주연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는 제작사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튜디오드래곤은 3분기 매출이 47.7% 감소한 1,137억 원, 영업이익은 91.1% 감소한 1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눈물의 여왕’의 제작비 상각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 드라마의 제작비는 총 560억 원, 회당 35억 원이 소요되었다.
또한, 대작 드라마의 부재와 제작 편수 감소 역시 제작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역 배우들의 노동 사각지대
단역 배우들의 임금 산정 구조 역시 문제다. 이들은 한 회차나 한 편을 기준으로 ‘통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 기간이나 노동 시간이 명확하지 않다. 이로 인해 며칠 동안 촬영장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단역 배우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열정페이’로 칭하며, 실제로는 제작사의 비용 절감으로 인해 착취당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단역 배우들은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나, 항의할 경우 캐스팅에서 제외되거나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역 배우들은 출연료 체불, 폭언, 모욕 등 다양한 노동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단역 배우들의 요구와 개선 방향
단역 배우들은 주연 배우들과의 임금 차이는 어느 정도 수용하지만, 그 격차가 지나치게 큰 현실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출연료 격차 해소와 비용 계산 방식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으며, 단역 배우들의 노동권과 생존권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촬영 일수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시스템과 근로 조건을 명확히 규정하는 단체 협약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