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 춤으로 세상을 사로잡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 춤으로 세상을 사로잡다”
영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한 소녀의 부모를 불러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의 행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수업 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지난 1년간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했지만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ADHD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특수학교를 고려해보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부모는 이 말을 듣고 당혹스러웠지만 아이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상담센터를 찾았다. 아이는 자신이 잘못된 것처럼 판단될까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상담사는 독특한 테스트를 준비했다. 아이가 혼자 있는 방에 아름다운 음악을 틀어놓고 관찰하기로 한 것이다. 부모와 상담사는 옆방에서 아이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러던 중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음악이 흐르자 아이는 마치 본능적으로 반응하듯 우아한 몸짓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을 배운 적도 없던 아이가 음악에 몸을 맡기며 아름다운 동작을 만들어냈다.

이를 본 상담사는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는 춤에 재능이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도록 강요한 것이 오히려 이 아이에게 고통이었을 겁니다.” 부모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몰랐던 아이의 진짜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 부모는 아이를 춤 연습실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소녀는 바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발레리나이자 안무가로 평가받는 질리언 린이었다. 질리언 린은 훗날 “캣츠”,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전설적인 무대 작품들을 탄생시키며 세계를 사로잡았다. 만약 그 시점에서 아이의 움직임을 문제로만 판단하고, 춤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녀의 인생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다.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의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사회의 기준에서 다르다고 해서 그 차이를 틀림으로 규정짓는 순간, 그 아이가 가진 가능성은 사라질 위험에 처한다. 차이점은 단점이 아니라 새로운 장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단순히 질리언 린의 성공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고, 이를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역할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다. “너 자신이 되어라.” 이 말처럼 자신만의 색을 존중받고 빛을 발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우리는 더 많은 ‘질리언 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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