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 평가가 억울한 위대한 그룹 – 비치 보이스

한국에서 인기 있는 팝음악

한국에서 어떤 팝송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국민 팝송’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제시카의 ‘굿바이’, 스틸하트의 ‘쉬스 곤’, 그리고 홍대 클럽과 거리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핸드클랩’ 등이 있다. 이와 반대로, 빌보드 차트를 휩쓴 곡들이 한국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외국 노래’로 남는 경우도 많다.


비치 보이스의 국내 인지도

비치 보이스는 미국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지만,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룹 이름에 ‘소년’이 들어가지만, 사실 비치 보이스는 1961년에 데뷔한 이후로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최장수 팝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50년 동안 음반 발매와 세계 순회공연을 지속해 왔으며, 3년 전에는 한국에서도 공연을 한 바 있다.


서프 뮤직 시기

비치 보이스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서프 뮤직 붐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들의 음악은 따사로운 햇빛, 새파란 하늘, 고운 백사장과 부서지는 파도를 떠올리게 한다. 대표곡으로는 ‘서핑 유에스에이’, ‘서퍼 걸’, ‘리틀 듀스 쿱’, ‘펀, 펀, 펀’ 등이 있으며, 층층이 쌓아 올린 보컬 하모니는 그들의 상징이다.


평화의 시대와 전쟁의 시작

1964년 통킹만 사건 이후 베트남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비치 보이스의 음악도 변화와 실험을 거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펫 사운즈> 음반이다. 이 음반은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반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정교한 화음부터 자전거 종소리, 오래된 오르간, 하프시코드, 플루트, 테레민, 동물의 울음소리까지 다양한 소리를 녹여낸 작품이다.


비틀즈와의 경쟁

1964년 비틀즈가 미국에 상륙하면서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시작되었다. <에드 설리번 쇼>에서 비틀즈의 공연을 본 비치 보이스는 충격과 질투를 느꼈고, 그들의 음악은 비틀즈를 자극해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비틀즈도 비치 보이스를 라이벌로 인정하며 두 그룹은 팝 음악사에 남을 경쟁을 이어갔다.


비치 보이스의 한국에서의 평가

그렇다면 왜 비치 보이스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까? 비치 보이스의 음악은 창작과 소비 모두에서 직관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직관성 때문에 그들의 음악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도 충분하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치 보이스의 음악은, 특히 오늘날과 같이 대내외적으로 무시무시한 뉴스들이 쏟아지는 시기에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초기 서프 뮤직인 ‘아이 겟 어라운드’를 들으며 볼륨을 높이고 1960년대 캘리포니아 해변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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