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오징어가 더 이상 한국 국민이 사랑하는 대표 수산물이 아닌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몇 년간 강원도와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오징어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가격은 오히려 급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징어의 실종 현황과 그 원인을 살펴보자.
오징어 자취 감춘 동해안의 현실
오징어는 예전부터 한국인의 밥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대표적인 수산물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 자취가 급격히 사라졌다. 강원도와 경북도의 동해안은 특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어민들은 오징어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강원도: 급감하는 어획량과 치솟는 가격
강원도에서는 오징어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2만 톤에 달했던 어획량이 2014년에는 9846톤으로 감소했고, 2022년에는 3504톤, 2023년 11월까지는 겨우 1286톤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오징어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20마리 기준 위판액이 20만 원을 초과하며, 활어 한 마리당 2만 원이 넘고, 건조 오징어는 한 축당 30만 원까지 거래된다. 이처럼 오징어는 구하기 어려운 만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경북도: 급격한 감소와 문어의 우세
경북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18년 5만 톤이었던 오징어 어획량이 2022년에는 3000톤, 2023년에는 2000톤으로 감소했다. 이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7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동해 지역에서는 문어가 오징어보다 더 많이 잡히는 상황으로, 주민들은 “더 이상 오징어가 동해안을 대표하는 수산물이 아니다”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민들의 조업 포기
어획량 감소로 인해 어민들은 점점 더 오징어 조업을 포기하고 있다. 울릉도의 한 어민은 “배를 끌고 출항할수록 적자만 불어난다”며 조업 포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속초항과 주문진항의 대부분 오징어잡이 배들이 조업을 포기한 상태다. 이처럼 어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징어 어획량의 감소는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온 상승과 중국 어선의 남획
동해의 여름 평균 수온이 25.8도로, 1년 전보다 2.3도 상승했다. 오징어의 적정 서식 수온이 15∼20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온 상승은 오징어가 더 이상 동해안에 서식하지 않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2004년부터 북한 수역의 조업권을 따낸 중국 어선이 동해상의 오징어를 싹쓸이해 가면서 오징어 감소에 더욱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