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검은 것을 긁어내자: 그라타주와 내면의 탐색

그라타주(grattage): 긁어내기의 예술

‘그라타주(grattage)’는 프랑스어로 ‘마찰’이나 ‘긁어내기’를 뜻하는 단어다. 이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예술 세계에서 강렬한 표현력을 지닌 회화 기법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세기 이후 현대 화가들이 주로 이 기법을 사용하면서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라타주 기법은 캔버스에 색을 두텁게 칠한 후, 칼이나 송곳 같은 도구를 이용해 표면을 긁어내어 새로운 무늬와 이미지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그라타주는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제공하고, 무의식의 흐름을 끌어내는 독특한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미술 시간의 기억: 그라타주를 경험하다

어린 시절의 미술 시간으로 돌아가 보자. 먼저, 우리는 다양한 천연색의 밑색을 크레용으로 자유롭게 칠했다. 그런 다음 그 위에 검정색 크레용으로 온통 덧칠하곤 했다. 그래서 검정색 크레용만은 다른 색들보다 빨리 닳아버리곤 했다.

이후에야 진짜 재미가 시작되었다. 칼이나 송곳 같은 도구를 이용해 검은색을 긁어내면, 그 밑에 숨겨진 밝고 다채로운 색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아래에 숨겨진 빛나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보물을 발견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내 안에 있는 빛: 덧칠된 재능

우리의 내면에도 이와 같은 색들이 있다. 내가 가진 재능들은 부모님이 주신 것, 혹은 신이 부여한 탈렌트로써 이미 내 안에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 위에 검은 덧칠을 한다. 이 덧칠은 누가 했을까? 대부분의 경우, 내가 나 자신에게 한 것이다.

이전의 실패나 다른 사람들의 낙인, 그리고 스스로의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나는 안 돼”라고 생각하며 내 안의 색들을 가려버린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검은 덧칠이 되어 나의 본래 빛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재능과 빛은 여전히 내 안에 온전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덧칠이 된 것일 뿐,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았다.


긁어내고 드러내자: 내 손으로 찾는 진정한 나

위기는 마치 검은 보자기로 싼 선물과도 같다. 받았을 때는 두려울 수 있지만, 그 안을 펼쳐보면 분명히 선물이 들어있다. 나를 가리는 검은 덧칠 또한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대신 걷어주길 바라서는 안 된다. 아무도 나의 내면을 대신 긁어내어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칼이나 송곳을 들고, 미술 시간처럼 내 손으로 직접 긁어내야 한다. 검은 크레용, 검은 보자기를 벗겨내어 그 안에 숨겨진 내 본래의 색들을 찾아보자. 그렇게 긁어내어야 내 안의 빛나는 색들이 드러난다. 나의 본질, 나의 재능은 덧칠을 걷어낸 그 자리에서 비로소 빛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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