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도 이름이 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태풍 이름의 역사

태풍은 매년 찾아오며 많은 이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태풍에도 각각의 이름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받아들인다. 태풍 이름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배경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초기 태풍 이름: 호주 예보관의 장난으로 시작되었다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사람은 호주의 한 예보관이었다. 그는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태풍에 사용하며 일종의 장난을 시작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 공군과 해군에서 태풍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부여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주로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1978년까지는 여성의 이름만이 태풍 이름으로 사용되었으나, 성차별 논란이 일어나면서 이후 남성과 여성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게 되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태풍 이름 지정 방식

1999년 이전까지 태풍 이름은 일본 도쿄의 지역특별기상센터(RSMC)에서 숫자로 지정되었다. 예를 들어, ‘9907’이라는 이름은 1999년 발생한 제7호 태풍을 의미한다. 반면, 미국의 태풍합동경보센터(JTWC)는 영문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성차별 논란으로 인해 1978년 이후부터는 남녀 이름을 골고루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1997년 아시아태풍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00년부터는 아시아 14개 회원국이 고유의 언어로 만든 이름을 제출하게 되었다. 총 140개의 이름이 제출되었으며, 이 이름들은 28개씩 5개조로 나뉘어 차례대로 사용된다. 국가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태풍의 이름이 붙여지며, 약 4~5년 주기로 이름이 순환된다.


태풍 이름의 변경: 피해와 중대한 사유로 인한 변화

태풍 이름은 단순히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가 큰 태풍의 이름은 영구적으로 폐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5년 일본 규슈지방에 상륙한 태풍 ‘나비(Nabi)’는 많은 인명 피해와 재해를 초래하여, 2007년부터 사용이 금지되었다. 이후 ‘나비’는 ‘독수리’로 변경되었다. 이처럼 큰 피해를 끼친 태풍뿐만 아니라,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피해가 없는 태풍의 이름도 변경될 수 있다.


우리말 태풍 이름: 남한과 북한의 기여

우리나라도 태풍 이름을 제출해왔으며, 남한과 북한이 제출한 이름들도 다양하다. 남한은 초기에는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등의 이름을 사용했으며, 현재는 ‘미리내’, ‘노루’, ‘독수리’ 등과 같은 이름이 사용 중이다. 북한은 ‘기러기’, ‘소나무’, ‘버들’, ‘갈매기’, ‘민들레’ 등의 이름을 제출했으며, 현재는 ‘기러기’, ‘노을’, ‘날개’ 등이 사용되고 있다. 한편, 일부 태풍 이름은 퇴출되기도 했는데, 남한은 ‘수달’과 ‘나비’가, 북한은 ‘봉선화’와 ‘매미’가 퇴출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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