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거인의 추락, 인텔의 위기와 미래

인텔의 역사와 성과

인텔은 1968년 로버트 노이스, 고든 무어, 앤디 그로브가 창립한 회사로, 쇼클리반도체연구소와 페어차일드반도체의 출발점에서 시작되었다. 이 회사는 ‘집적 전자공학(Integrated Electronics)’을 의미하는 ‘Intel’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며, 무어의 법칙을 통해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24개월마다 두 배 향상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1972년, 인텔은 세계 최초의 D램을 출시하며 기술적 성과를 일궈냈고, CPU에 집중한 전략으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도전에 대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한 ‘윈텔 동맹’은 시장 지배의 핵심 전략 중 하나였으며, “인텔 인사이드”라는 슬로건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인텔은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인텔의 최근 위기

그러나 최근 인텔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23년 1분기에는 11억 달러, 2분기에는 16억 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였고,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각각 25억 달러, 28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주가가 약 60%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 미만으로 감소했다.

조직 내부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텔은 전체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약 1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파운드리 부문의 매각도 논의 중이다.


위기의 원인 분석

인텔의 위기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스마트폰과 AI의 부상이 급격하게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이에 늦게 대응하였으며, 기술 개발에 소홀했던 기간도 있었다. 특히 2005년부터 2021년까지 비기술 출신 CEO들의 경영은 인텔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1년에 취임한 팻 겔싱어는 기술 전문가로서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려 했으나, 내부 역량 부족으로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인텔의 투자 목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텔의 미래와 교훈

인텔이 재기하려면 경영 변화를 통해 기술 개발 및 시장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재검토와 내부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인텔의 위기는 경영학적 연구에서 실패학의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있으며,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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