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과 줍깅,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다
요즘 조깅의 새로운 변종으로 주목받고 있는 활동이 있다. 바로 ‘플로깅’과 ‘줍깅’이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선한 행동을 겸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많은 SNS 게시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플로깅챌린지’, ‘줍깅챌린지’, ‘쓰줍’, ‘에코산행’ 등의 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또한, 함께 플로깅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글도 많이 보인다.
플로깅과 줍깅의 의미
플로깅은 스웨덴어 ‘plocka upp'(이삭을 줍다)와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이를 ‘줍기’와 ‘조깅’을 합쳐 ‘줍깅’이라 부르고 있다. 쓰레기를 줍는 동안 스쾃 동작을 통해 다리를 구부리며 운동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깅이나 등산보다 운동 효과가 더 크다.
비슷한 활동으로는 산을 청소하며 등산하는 ‘클린산행’, 해변을 청소하는 ‘클린비치’, 그리고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수중청소’ 등이 있다.
세계적인 플로깅 트렌드
플로깅은 이제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플로깅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스포고미'(Spogomi)라는 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고미’는 스포츠와 일본어로 쓰레기를 뜻하는 ‘고미(ごみ)’의 합성어로, 정해진 구역 내에서 제한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쓰레기를 줍는 규칙을 가진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비공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플로깅을 위한 준비물
플로깅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목장갑과 다회용 봉지, 쓰레기를 주울 집게, 마실 물이나 음료가 담긴 텀블러, 땀을 닦을 손수건, 그리고 얇은 긴 팔 옷이나 긴바지를 준비하면 좋다. 이러한 준비물은 플로깅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데 필수적이다.
환경 현실과 플로깅의 필요성
현재 바다와 산의 환경 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바다에는 폐어구와 각종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으며, 평평한 지형에서는 저인망 어업으로 인해 바닷속 패류의 서식지가 훼손되고 있다. 산에서는 산행리본이 나무에 못이나 철사로 고정되어 생장을 방해하고 있으며, 이러한 리본은 산악회 홍보의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 ‘흔적 남기지 않기'(Leave No Trace)라는 1970년대 미국의 환경보호 캠페인이 오늘날 다시 강조되고 있다.
주요 플로깅 활동 단체
사단법인 ‘김제동과어깨동무’는 매달 플로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족 단위나 교사와 학생들이 많이 참가한다. 이들은 폐현수막으로 만든 줍줍가방을 제공하며,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시셰퍼드코리아’는 2017년부터 해변 청소와 수중 청소 활동을 진행해 왔으며, 매달 신청을 받고 있다. 다이빙팀 9명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해변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나투라프로젝트’는 ‘자연과 함께 건강한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모토를 가진 커뮤니티로, 플로깅, 클린 산행, 야외 요가 등의 활동을 진행하며 각자의 지역에서 쓰레기를 줍고 온라인으로 후기를 나누고 있다.
플로깅의 한계와 향후 방향
개인이 하는 플로깅, 해변 청소, 수중 청소만으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쓰레기를 덜 생산하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하며, 기업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친환경을 내세운 물건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지’ 여부이다.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어구실명제나 어구보증금제를 도입하고, 쓰레기 생산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플라스틱의 종류와 색깔을 통일함으로써 재활용이 쉬워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