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적령기의 변화: 옛날과 지금

혼인적령기는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혼인 시기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이와 관련된 규정들이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었다. 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 따라 결혼 연령이 크게 변동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혼인뿐만 아니라 출산에도 영향을 미쳐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조선시대의 혼인적령기

조선시대에는 스무 살이 넘어도 결혼을 하지 않으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여겼다. 당시의 법전인 경국대전에 따르면, 나이가 13세가 되면 혼사를 논의할 수 있었고, 혼인 연령은 남자는 15세, 여자는 14세로 규정되었다. 또한 유교 예절을 담은 주자가례에서는 혼인 적령기를 남자는 16세에서 30세, 여자는 14세에서 20세로 정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찍 결혼시키는 것은 금지되었는데, 이는 고려 말에 시작된 조혼의 폐단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자녀가 나이가 찼는데도 결혼을 시키지 않으면 부모를 벌하는 규정이 있었으나, 이 역시 폐지되었다. 또한 형편이 어려워 결혼을 못하는 경우에는 나라에서 혼례 비용을 보태주기도 했다.


현대의 결혼 적령기

현대에 들어와서 혼인 연령은 크게 변했다. 1960년 당시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25.4세, 여자가 21.6세였다. 그러나 1991년에는 남자 27.9세, 여자 24.8세로 상승했고, 2021년에는 남자 33.4세, 여자 31.1세에 도달했다. 이는 평균수명의 연장, 일하는 여성의 증가,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또한, 초혼 여자의 경우 2021년 기준으로 총 15만 7000명 중 30대 여성이 49.1%로 20대 여성의 수를 추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첫 출산 연령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2021년에는 첫 출산 연령이 평균 32.6세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0.3세, 20년 전보다 4.6세, 10년 전보다 2.3세가 늦어진 수치이다. 이처럼 만혼(晩婚)의 증가로 인해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결혼과 출산: 국가적 과제

결혼과 출산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를 유지하고 전승하는 기본 토대로 여겨져 왔다. 과거에는 결혼하지 못한 과년한 남녀를 개인적 불행으로만 보지 않고 국가적 문제로 인식했다. 특히 초저출산 문제는 현재 한국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이다. 과거에는 ‘결혼애국’, ‘출산보국’이라는 개념이 있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범국가적인 문제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헬조선에서 킬조선으로: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장강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15년 유행했던 ‘헬조선’ 담론을 배경으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현대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한국이 싫어서’ 떠난 계나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인 계나는 한국의 전근대성과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떠난 인물이다. 2015년 당시, ‘헬조선’이라는 용어는 한국 사회의 압박과 비현실적인 기대를 비판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주목받았다. 계나는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며 고된 삶에서 벗어나고자 결심했지만, 이 결단이 과연 그에게 진정한 해방을 가져다주었는지는 의문이다. 이 이야기는 최근 영화로도 재구성되며 더욱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헬조선에서 킬조선으로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로 급락했고, 2017년 IMF 총재였던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집단 자살”로 비유할 정도로 심각하게 경고했다. 대한민국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단순히 출산율에 그치지 않고, 그 뿌리 깊은 전근대적 요소에서 기인하고 있다.


MZ세대의 현실

경쟁력 없는 인간들

계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고, 경쟁력도 없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의 외모, 학벌, 직업 등이 후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계승 사회가 공공연하게 존재한다. 경쟁력 없는 이들은 살아남기조차 힘든 사회에서 계나는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발버둥친다.

라떼세대와의 충돌

이른바 ‘라떼는 말이야’ 세대는 과거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현재 젊은 세대에게는 그들의 노력 부족을 지적하며 세대 간 갈등을 키운다. 특히 영화 속 동태탕 장면은 융통성 없는 직장 상사와 젊은 세대 간의 충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저출산과 탈조선의 이유

지옥철과 저출산

계나의 출퇴근 생활은 ‘지옥철’로 상징되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의 혼잡함을 잘 보여준다. 출퇴근 전쟁 속에서 한국 사회의 비현실적인 출산 장려 정책은 도리어 비판을 받고 있다.

계나의 2등 시민 생활

영화 속 계나는 열심히 살지만 기회를 얻지 못해 좌절한다. 남자친구 지명은 한국을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지만, 계나가 느끼는 현실은 기회조차 쉽게 주어지지 않는 사회의 잔인함을 대변한다.


킬조선의 부조리와 문제점

한국 사회의 표준 압박

한국 사회는 경쟁력 없으면 사람 대접조차 받기 힘든 구조다. 다른 사람의 불행이 나의 행복을 좌우하는 듯한 분위기는 결국 사회 전체의 냉혹함을 더욱 강화한다. 이와 달리 호주에서는 아르바이트 생활도 괜찮고, 직업 간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사회적 평등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스포츠계의 전근대적 구조

영화는 스포츠계의 부조리함도 조명한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이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분노가 원동력”이라며 승리했지만, 이는 한국 사회의 변하지 않는 부조리 속에서 얻어진 결과일 뿐이다.


탈출구는 없는가?

장강명의 애국 소설

영화는 자살이나 이민이 결코 해결책이 아님을 강조하며, 한국을 ‘복원시켜야 할 공동체’로 바라본다.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찾는 대안

‘나의 해방일지’ 속 염미정과 구 씨의 이야기는 추앙을 통해 자기 존중과 삶의 회복을 경험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는 계나가 궁극적으로 필요로 했던 해결책일지도 모른다.

자존심을 배려하는 사회

계나는 “주변 사람들이 웃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모두의 자존심을 배려하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계나가 꿈꾸었던 ‘더 나은 한국’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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