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역할과 인식 변화
공무원은 흔히 ‘공복(公僕)’이라고 불리며, ‘나라의 심부름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공무원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임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공무원에게는 도덕적인 잣대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한때는 이러한 책임감과 안정성을 이유로 취업준비생들이 대거 공무원 시험에 몰려들었지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공무원에 대한 선호가 급감하고 있다.
한때 인기 직종이었던 공무원, 그 경쟁률의 변화
과거에는 취업준비생의 40% 이상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릴 정도로 공무원 채용 시험은 치열한 경쟁을 자랑했다. 예를 들어 2019년 국가공무원 9급 평균 경쟁률은 39.2대 1에 이르렀으나, 2023년에는 22.8대 1로 크게 낮아졌다. 또한, ‘노병우(노동부, 병무청, 우정사업본부)’라 불리는 특정 부처의 경우 민원인 응대가 많아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으며, 경쟁률 또한 평균을 밑돌고 있다.
더불어 임용 3년 차 이하의 퇴직자 수는 2017년 2,647명에서 2022년 8,492명으로 급증하며, 공직의 매력 감소가 수치로 드러났다. 이러한 변화는 ‘고시촌’의 공실 사태와 주변 상권 붕괴 위기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공무원 입시 업체의 성장세도 한풀 꺾여 ‘챔프스터디’나 ‘에듀윌’과 같은 교육업체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MZ세대의 공무원 기피 이유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태어난 MZ세대는 과거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낮은 초봉, 수직적인 조직문화, 획일적인 업무체계에 대해 불만이 많다. MZ세대는 워라밸을 중시하며, 과도한 업무량과 민원인 응대를 꺼리는 성향이 강하다.
과거에는 부처의 위상과 파워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으나, 현재는 ‘중국산고기(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와 같이 인기 없는 부처를 가리키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MZ세대는 특정 부처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또한, 과거에 최고 선호를 받던 기획재정부 대신 국세청이나 행정안전부를 선택하는 재경직 수석 합격자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공무원연금 개편이 미친 영향
공무원연금 개편안은 젊은 세대의 공무원 기피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본인기여금은 7%에서 9%로 2%포인트 인상됐으며, 지급률은 1.9%에서 1.7%로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연금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젊은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정부의 대응 노력과 공직사회의 변화 필요성
젊은 인재들의 공직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인사혁신처는 ‘찾아가는 공직박람회’를 13년 만에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전국의 대학과 고등학교를 순회하며 3개월 동안 35회에 걸쳐 박람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임용 3년 미만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합격 후기 및 근무경험 특강을 통해 젊은 세대가 공직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공직사회의 변화가 절실한 이유는 공직 기피로 인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인재를 위한 공직의 매력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