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는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문제로 꼽힌다. 항공기와 새의 충돌은 생각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시속 370km로 이륙 중인 항공기에 900g짜리 새 한 마리가 충돌하면 그 충격은 4.8t에 달한다. 특히,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경우 팬 블레이드가 깨지면서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2001년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도 이와 같은 조류 충돌의 비극적 사례로 남아 있다.
경제적 손실 또한 막대하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만 건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보고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연간 100~200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항공기 수리비와 비행 지연 또는 취소로 인한 비용은 연간 2조 원 이상에 이른다. 단순한 자연 현상처럼 보이지만, 항공 산업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항공 당국은 조류 충돌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항 주변의 습지를 메우거나 나무를 제거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는 이미 보편화되었다. 또한, 공포탄을 발사하거나 경보기를 부착한 차량을 활용하는 방식도 시도되고 있다. 새들이 두려워하는 송골매나 독수리 로봇을 날리는 창의적인 접근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에도 불구하고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술적 접근 또한 한계를 드러냈다. 항공기 엔진 입구에 망을 설치하여 새의 유입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는 공기의 흡입력을 감소시켜 비행 성능에 문제를 일으켰다. 더 큰 문제는 이 망 자체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추가적인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이런 기술적 방안은 안전상의 이유로 포기되었다.
버드 스트라이크의 역사는 비행의 시작과 함께였다. 1903년, 라이트 형제는 최초의 비행 중에도 새와 충돌한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다. 하늘은 인간과 새가 공유하는 공간이었고, 이 공존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 항공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새들과의 충돌을 완전히 막을 방법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AI가 인간처럼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새들과의 공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조류 충돌을 줄이고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늘을 함께 사용하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