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온난화 속도, 예상을 넘어 두 배로 빨라진다

남극의 기온 상승 속도가 예측보다 두 배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남극 지역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수면 상승과 같은 추가적인 위험 요소도 함께 우려되고 있다.


남극 온도 변화와 빙상퇴적물 분석

최근 연구에서 남극 온도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빙상퇴적물 78개를 통해 남극의 지난 1천 년 동안의 온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남극의 온도는 10년마다 0.22∼0.32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기후변화 모델이 예측했던 10년마다 0.18도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남극 서부는 기존 예측치보다 두 배나 빠른 온난화 속도를 보이며, 이 지역이 온난화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남극 온난화와 극지 증폭 현상

남극에서 나타나는 온난화 속도는 기후학자들에게 극지 증폭 현상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 있다. 극지 증폭이란 극지방에서 온난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으로, 북극에서는 이미 관찰되고 있었다. 마티유 카사도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남극에서도 극지 증폭 현상이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지구 온난화와 오존층 손실이 남극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얼음 유실에 대한 우려

남극의 온난화는 결국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빙상퇴적물 전문가인 호주국립대 사라 잭슨 박사는 기존의 온난화 모델에 기반한 해수면 상승 예측이 얼음 유실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남극에서 빙하가 빠르게 유실될 경우 해양 생태계와 해양 순환에 미치는 영향 또한 심각할 수밖에 없다.


남극 해빙 감소와 기후 변화

뉴질랜드 웰링턴빅토리아대의 카일 클렘 박사는 남극의 해빙이 기록적으로 낮아진 이유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남극의 기후 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인위적인 극지 증폭 현상과 맞물려 있음을 지적했다. 해빙의 손실이 심화되면 해양 온난화와 해양 순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후위기로 가라앉는 도시, 우리가 해야 할 일

세계 곳곳에서 해안도시들이 점점 바다로 가라앉고 있다.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탄소 중립을 넘어 이제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해야 할 시점이다. 인류는 더 이상 기후변화에 눈감아선 안 된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팽창하는 열팽창 현상과, 그린란드와 남극의 육지 얼음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열팽창과 육지얼음의 녹아내림이 해수면 상승에 각각 절반씩 기여했으나, 현재는 육지얼음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해수면 상승의 약 60%는 육지얼음의 녹음에 기인하고, 30%는 열팽창, 나머지 10%는 토양 수분이나 지하수 변화가 차지한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역사와 미래 전망

1900년 이후 전 세계 해수면은 약 21cm 상승했다. 특히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3.7mm씩 상승했으며, 이는 20세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빠른 속도다. 만약 저탄소 시나리오에 따라 탄소 배출을 줄인다면, 2100년에는 0.3m에서 0.6m 사이의 해수면 상승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최대 1.0m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극지역의 빙상이 급격하게 녹을 경우 2150년에는 최대 5m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상승이 가져오는 영향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해안 10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47%의 인구가 연안에 집중되어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연안 침식, 습지 범람, 소금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도시와 인프라가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해일과 침수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UN 해양 아틀라스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1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주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수면 상승 현황과 예측

우리나라의 해수면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989년부터 2021년까지 연안 21개 조위관측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간 3mm씩 상승해 총 10cm가량 높아졌다. 동해안의 해수면 상승률이 연간 3.5mm로 가장 높고, 서해안과 남해안이 그 뒤를 이었다. 울릉도는 연간 5.3mm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포항과 보령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미래에는 해수면이 최대 80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저탄소 시나리오에 비해 약 2.5배 더 큰 해수면 상승폭이 예상된다.


탄소 네거티브, 이제는 필수다

우리는 지구 환경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는 ‘인류세’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넘어, 해수면 상승과 침수, 홍수로 인해 수백만 명이 집을 떠나야 하는 현실을 반영해 ‘홍수세(Aquacene)’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소 중립을 넘어선 ‘탄소 네거티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구의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우리는 미래 세대가 살 수 있는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타일러 라쉬가 목숨을 걸고 기후 위기를 알리는 이유

타일러 라쉬는 저서 ‘두 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버몬트주 출신으로, 이 지역은 충청도 정도의 면적에 64만 명이 거주하며, 73%가 삼림으로 이루어져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타일러는 고등학교 졸업까지 이곳에서 살았고, 자연과 함께한 성장 경험이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 시카고로 이동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환경 문제에 더욱 몰두하게 되었다.


1도씩 상승할 때마다 변하는 지구

타일러는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의 책 ‘6도의 멸종’에서 지구 온도 상승의 각 단계를 세밀하게 다루며, 온도 상승에 따라 생물종의 멸종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그의 지도 교수는 타일러에게 “아무도 이 과정을 끝까지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 심각성을 일깨웠다. 특히 지구의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면 지구의 저항 능력이 약화되기 시작하며, 2100년 전에 6도에 도달하면 95%의 생명체가 멸종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마치 선캄브리아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화석 연료와 이산화탄소 배출의 딜레마

화석 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은 아이러니하게도 지구 생명의 시초를 담고 있는 생물의 화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타일러는 선캄브리아 시대의 생물 화석에서 나온 석탄을 태우며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모순적인 상황을 지적했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에 도달했으며, 이는 1988년 당시의 350ppm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증가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3도 더 높아진 상태다.


기후 위기가 초래하는 부작용들

기후 위기는 세계 곳곳에서 이미 눈에 띄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타일러는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산불이 그 나라 면적의 절반을 태웠으며, 점점 더 강해지고 빈번해지는 태풍으로 인해 울산과 같은 도시가 침수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또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고온층이 두꺼워지면서 태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이는 앞으로도 더 많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지난 10년 동안 기후 피해로 인한 비용은 역대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050년, 우리에게 닥칠 미래

타일러 라쉬는 2050년까지 기후 변화가 초래할 재앙적인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 사이트 climatecentral.org를 통해 미래의 기후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전북과 충남 지역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며, 김해공항과 인천공항은 완전히 침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해외로는 상하이와 방콕 같은 도시들이 물에 잠기며,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량 생산지가 침수되어 식량 문제 또한 대두될 것이다.


기후 위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

기후 위기는 미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세대가 직면한 문제다. 타일러는 집을 살 때조차 침수 위험 지역을 고려해야 할 만큼 기후 변화가 현실적이며 시급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한때 토마토가 없는 햄버거를 경험했던 것처럼, 기후 변화는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쌀과 밀 같은 기초 식량의 주요 생산지가 기후 변화로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난민 사태에서도 기후 변화가 주요 요인이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발생하고, 이는 러시아의 밀 수입 중단으로 이어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난민이 되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

타일러는 기후 위기는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함께 행동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큰 퍼즐을 혼자서 풀 수 없는 것처럼, 기후 위기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생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코스타리카, 아일랜드, 알바니아, 우루과이 등은 이미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특히 타일러의 고향인 버몬트주 벌링턴시는 2017년에 100% 재생 에너지를 달성했다. 또한 기후 문제를 다루는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도 중요하며, 투표를 통해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확산시킬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

타일러는 우리가 친환경 인증 제품을 찾아 사용하기 시작하는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당장 기후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늦으면 이미 해결이 불가능해질 수 있으며,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극약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나 직장에서 이 문제를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협, 2020년 기후변화 위험 국가 TOP 10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그 영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저먼워치(Germanwatch)가 발표한 ‘세계기후위험지수(Global Climate Risk Index 2020)’는 2018년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근거로 기후 위험이 높은 국가들을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각국이 겪고 있는 기상 이변의 영향과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분석하여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해양빙 면적의 감소와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기후변화는 특정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회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며, 그 대응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2020년 세계 기후 위험 지수 발표

저먼워치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10개국은 다음과 같다. 이 국가들은 폭우, 폭염, 태풍 등 다양한 기상 이변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

일본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큰 국가 중 하나로, 2018년에 폭우, 폭염, 오사카 지진, 태풍 제비 등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로 인해 1,28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경제적 손실은 358억 3,900만 달러에 달했다. 1인당 GDP 손실은 0.64%였다.


필리핀

필리핀은 2018년 태풍 망쿳(MANGKHUT)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 태풍으로 인해 455명이 사망했으며, 경제적 손실은 45억 4,000만 달러로 기록되었다. 1인당 GDP 손실은 0.48%로 집계되었다.


독일

독일은 2018년 폭염으로 1,246명이 사망했으며, 경제적 손실은 50억 3,800만 달러로 계산되었다. 1인당 GDP 손실은 0.12%로 비교적 낮지만, 폭염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매우 컸다.


마다가스카르

마다가스카르는 악천후로 인해 고유 동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으며, 사망자는 72만 명 이상 발생했다. 경제적 손실은 5억 6,800만 달러로 추산되며, 1인당 GDP 손실은 1.32%였다.


인도

인도는 2018년 열파, 홍수, 모래 폭풍으로 인해 2,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제적 손실은 3억 7,800만 달러로, 1인당 GDP 손실은 0.36%로 집계되었다.


스리랑카

스리랑카는 기후변화로 인해 다양한 기상 이변을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 및 경제적 손실 기록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치는 미비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국가로 평가된다.


케냐

케냐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로 인해 농업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커지고 있다.


르완다

르완다는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으로 식량 생산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 나라의 식량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캐나다

캐나다는 2018년에 발생한 산불과 폭염으로 인해 많은 사망자와 경제적 손실을 기록했다. 캐나다는 북미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 중 하나이다.


피지

피지는 해수면 상승과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으며, 섬나라로서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기후변화는 피지의 자연환경과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결론

2020년 기후변화 위험 국가 TOP 10은 각국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크게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석연료 연소와 같은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국제 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

[탄소중립마인드맵] 지구를 지키는 온실가스, 그러나 얼마나 위험할까?

온실가스의 역할과 영향

온실가스는 지구 대기에 약 0.04%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작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영하 19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기가 적외선 에너지를 모두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온실가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구는 평균적으로 약 15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생존하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온실가스의 종류

대기 중의 주요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이 있다. 이들 가스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구의 온실효과에 기여하고 있다.


온실효과의 발견과 이론

온실효과는 1824년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푸리에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 그는 지구가 햇빛을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뜨거워지지 않는 이유를 연구하였고, 그 답은 지구가 받은 만큼의 태양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임을 알아냈다. 이론적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은 영하 15도가 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더 높은 기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지구 대기가 마치 온실처럼 따뜻한 공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임을 푸리에는 알아냈다.


0.04%의 온실가스가 기온을 올리는 원리

기온은 공기 분자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공기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질소와 산소와 같은 이원자분자, 그리고 아르곤 같은 단원자분자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프레온과 같이 다른 원자들이 결합된 이핵분자는 적외선 복사를 흡수할 수 있다.

이핵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면 대기 중에서 회전하거나 흔들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질소와 산소를 함께 움직여 전체 공기의 운동에너지가 커지면서 기온이 상승한다. 예를 들어, 공기 중 약 0.04%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만약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1%로 증가한다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100도에 도달할 정도로 에너지 활동이 왕성해질 수 있다.

탈탄소 사회로 신속히 전환해야 할 때… “10년 선택이 수천 년을 좌우한다”

기후변화의 경고,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발표

2023년 3월 19일,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종합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는 향후 10년 동안의 선택과 행동이 수천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195개국의 대표단 650여 명이 만장일치로 승인한 결과물이었다. 천여 명의 과학자가 기여한 이 방대한 보고서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모든 국가와 부문에서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시한폭탄이 작동 중이며, 이번 보고서는 그 시한폭탄을 완화하기 위한 지침서”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으며,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때이다.


남은 ‘탄소예산’은 얼마인가?

‘탄소예산’이란 지구 온난화를 특정 온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허용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의미한다. 현재 남아 있는 탄소예산은 약 5천억 톤으로, 이는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1.5℃로 제한하기 위한 수준이다. 이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50%라고 할 때, 남은 시간이 약 8년밖에 없다는 점이 큰 위기감을 자아낸다. 실제 이번 보고서에서는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2021년부터 2040년 사이에 1.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기후위기 속도가 빨라지고 남은 탄소예산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발 빠른 기후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연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 조처는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 구조를 고착시키고, 손실과 피해를 증가시킬 수 있다.


앞으로 10년, 전환이 필요한 시점

향후 10년 이내에 ‘감축’과 ‘적응’으로 대표되는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전면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면 기후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감축은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의미하며, 적응은 달라진 기후에 맞게 사회 시스템을 바꾸어 피해를 줄이는 활동이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향후 10년 안에 시행되는 정책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신속하게 줄이면 약 20년 안에 지구온난화를 눈에 띄게 둔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은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


모든 부문에서의 신속하고 광범위한 전환

탈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사회 모든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화석연료 사용 감축, 보조금 폐지,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활용,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 부문에서는 수요 관리와 배출 저감 기술 개발, 생산 공정의 혁신적 변화가 요구된다. 수송 부문에서는 지속가능한 바이오연료 사용과 전기차 및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강조되고 있다.


기후정책의 효과, 시민사회의 참여 필요

탄소가격제, 즉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는 배출량 감축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기업뿐만 아니라 청년, 여성, 노동자, 지역주민 등 시민사회의 참여가 있을 때 기후정책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또한 ‘기후탄력적 개발'(CRD)의 확산이 중요하다. 이는 기후위기로 인해 사회, 경제, 인프라에서 발생할 위험을 완화하고 적응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모든 이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한국 열돔과 중국 폭우: 힘빠진 제트기류가 불러온 기상이변의 속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기상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북미의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서유럽과 아시아의 대규모 폭우, 한국의 열돔 현상까지 전 지구적 이상기후의 양상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북미: 역대급 폭염과 산불

북미 지역은 역사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는 기온이 56.7도까지 올랐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친 이 지역의 기후는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에 걸맞았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최고기온이 48도에 달하며, 도시는 그야말로 불지옥 같았다.

폭염으로 인해 산불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오리건, 캘리포니아, 아이다호 등 13개 주에서 80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이 지역의 기후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다.


기록적 폭우: 서유럽, 중국, 일본까지

서유럽도 예외는 아니었다. 독일과 벨기에는 10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인해 수많은 지역이 물에 잠겼고, 2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중국의 허난성 장저우에서는 지하철 안에 갇힌 승객들이 폭우로 인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으며, 네이멍구에서는 두 개의 댐이 무너졌다. 수도 베이징은 폭우 경보가 내려져 항공편과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혼란을 겪었다.

일본 시즈오카현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30여 명이 죽거나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했으며, 영국 런던은 하루 만에 과거 한 달치 비가 쏟아져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이와 함께 런던은 사상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내리며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를 겪었다.


한국의 열돔 현상과 올해의 장마

한국도 이상기후의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 장마는 역대 세 번째로 짧았으며,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달하는 폭염이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열돔(heat dome)과 깊은 관련이 있다. 열돔이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되어 뜨거운 공기를 가두면서 기온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열돔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으로 서쪽 일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기상청이 지난해 발간한 ‘2020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평균 기온의 지속적인 증가와 북극 해빙 면적의 감소가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기록적인 긴 장마철과 집중호우가 있었으며, 6월에서 8월 사이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열돔 현상과 지구 온난화의 영향

열돔 현상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되어 뜨거운 공기를 가두고 기온을 계속해서 끌어올리는 현상으로, 이번에도 그 파괴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면서 기압계가 정체되고, 이로 인해 특정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한편 다른 지역에는 뜨거운 공기가 갇히게 된다. 이번 열돔 현상은 우리나라 서쪽 지역에 최고 38도를 넘는 폭염을 가져왔고, 이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공동 작용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결론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은 이제 더 이상 드물지 않은 사건이 되었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가 이러한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와 같은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기상이변 #열돔 #지구온난화 #북미폭염 #서유럽폭우 #중국홍수 #한국폭염 #이상기후 #기후변화 #2020이상기후보고서

기후변화가 바꾸는 와인의 맛: ‘천지인’의 예술이 위기에 처하다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연과 인간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와인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닌 ‘천지인(天地人)’—즉, 하늘(天), 땅(地), 사람(人)—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기후 변화가 이 세 요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와인은 ‘천지인(天地人)의 결과물’

하늘[天] – 와인의 품질을 결정짓는 기상 여건

와인의 품질을 결정짓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하늘’이다. 햇볕의 양(일조량)과 비의 양(강수량), 그리고 산불이나 지진 같은 기상 여건이 포도의 성장을 결정짓는다. 최근 산불, 지진 등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며 포도 재배에 있어 많은 도전과제가 생겨나고 있다.

땅[地] – 포도에 영양을 공급하는 토양

‘땅’은 포도가 자라기 위한 양분을 제공하는 토양을 의미한다. 같은 품종의 포도라 해도 어떤 토양에서 자라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렇듯 토양의 특성은 와인의 개성과 품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人] – 와인 생산자의 손길

와인을 만드는 데 있어 ‘사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포도를 언제 수확하고, 어떻게 발효하고, 숙성할지 등 모든 과정은 생산자의 능력과 철학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의 손길은 와인을 단순한 음료가 아닌 예술품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늘이 좋았던 해는 ‘그레이트 빈티지’

와인 양조에 있어 ‘하늘’의 상태는 매우 중요하다. 햇볕이 좋았던 해의 와인은 ‘그레이트 빈티지’라고 불리며, 특히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보르도 역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1982년 와인은 ‘수퍼 그레이트 빈티지’로 평가받으며 사치품처럼 대접받고 있다. 반면, 비가 많이 내린 해에는 포도 열매가 물을 많이 흡수하게 되어 와인의 맛이 싱거워진다. 이러한 와인은 흔히 ‘물빈’이라 불리며, 그 품질 때문에 다른 해의 와인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곤 한다.

기후가 바꾸는 와인의 미래

기후 변화는 와인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스와 캘리포니아의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의 냉해 – 75년 만의 가장 추운 봄

프랑스는 올해 1947년 이후 75년 만에 가장 추운 봄을 맞이했다. 4월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6~9도까지 떨어지며 주요 와인 산지인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 포도나무가 싹을 틔워야 할 시기에 갑작스러운 한파와 눈이 내리며 포도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이를 막기 위해 농부들은 매일 밤 포도밭 곳곳에 양초를 켜 두며 냉해를 막으려 애썼다.

캘리포니아의 가뭄 – 저수량 부족

캘리포니아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섀스타 호수의 총수량이 사상 첫 40%대로 떨어졌다. 캘리포니아 지역 최대 저수지인 이곳의 물 부족으로 인해 농장에 댈 물조차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며, 와인 생산에도 큰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진과 산불 –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위기

캘리포니아는 또 다른 기후 이변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2014년 8월, 198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6.0 강진이 발생해 나파밸리의 여러 와이너리가 피해를 입었다. 또한 최근 5년간 2017년, 2019년, 2020년 세 차례의 산불로 인해 유명 와이너리 ‘베린저’의 포도밭과 ‘샤토 보스웰’의 석조 건물이 불타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이변이 가져올 와인의 미래

기상이변이 계속될수록 와인 생산량은 줄어들고,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품질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로 인해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을 만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한 프랑스 소믈리에는 “프랑스산 좋은 와인을 실컷 마셔두세요. 수십 년 후에는 ‘신의 물방울’이 ‘신의 눈물방울’이 될 테니”라고 경고했다. 그는 더 이상 포획할 수 없는 진미 앞에 선 것처럼, 지금 와인을 즐겨야만 그 맛을 기억 속에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해시태그

#기후변화 #와인 #천지인 #그레이트빈티지 #프랑스냉해 #캘리포니아가뭄 #지진 #산불 #와인생산 #기상이변 #신의물방울

Exit mobile version